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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스 리뷰 (역발상 코미디, 책임 회피, 가족 영화)

by Film Index 2026. 2. 24.

 

일반적으로 조폭 영화라고 하면 권력을 향한 치열한 암투를 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영화 <보스>는 정반대였습니다. 보스 자리를 차지하려는 게 아니라 서로 떠넘기려는 조직원들의 소동극이라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은퇴를 꿈꾸는 조폭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차기 보스 자리를 기피하며 벌이는 해프닝을 다룹니다.

역발상 코미디

영화 속 주인공 순태는 수십 년간 조직의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평범한 중국집 사장으로 새 출발을 꿈꿉니다. 딸과 아내를 위해 칼을 내려놓고 프랜차이즈 계약까지 앞둔 상황이었죠. 그런데 보스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차기 보스 후보에 오르게 되고, 거액의 빚까지 떠안을 처지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조폭 영화에서는 권력을 향한 욕망이 갈등의 핵심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정반대입니다. 후보들 모두가 각자의 사정으로 보스 자리를 거부하죠. 한 명은 아직 학교도 졸업 못 한 10대 아들이고, 또 다른 후보는 출소하자마자 춤에 빠져 무용수의 꿈을 좇습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이 설정 자체가 기존 장르물의 전형성을 뒤집는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투표로 보스를 뽑는다는 민주적(?) 방식도 웃음 포인트입니다. 서로 표를 안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우리가 현실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때의 민낯을 과장되게 보여줍니다.

책임 회피

순태가 보스 자리를 거부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딸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것이죠. 딸은 아빠가 조폭이라는 사실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그럼에도 1등을 놓치지 않는 아이입니다. "할 게 공부밖에 없어서"라는 딸의 대답은 순태에게 가장 큰 상처였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책임 회피'라는 주제가 다소 소극적으로 느껴졌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단순히 도망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과 세상이 요구하는 역할 사이의 괴리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조직을 위해 개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비단 조폭의 세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마주하게 되는 보편적인 고민이니까요.

또 다른 후보 강표는 10년 만에 출소해서 무용수의 꿈을 이루려 하지만, 조직원들은 그를 지각시켜 실기시험을 망치게 만듭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의 기대와 압박이 꿈을 짓밟는 상황이죠. 제 경험상 이런 갈등 구조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가족 영화 추천

영화 <보스>는 조폭을 소재로 하지만,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없습니다. 대신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상황극 중심의 웃음으로 채워져 있죠. 추석 연휴에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부담 없는 작품입니다.

다만 비판적으로 보자면, 캐릭터들의 설정이 지나치게 단발적인 유머에 의존한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극 초반의 참신했던 동력이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반복되는 오해와 소동 속에 갇히게 되고, 갈등 해결 방식도 장르물 특유의 우연에 기대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미디와 액션 사이의 톤 조절이 불분명해지는 구간도 있어서, 정교한 서사보다는 배우들의 개인기에 기댄 가벼운 오락 영화의 한계를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남들이 우러러보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나다울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이죠. 가볍게 웃으면서도 삶의 방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정리하면, <보스>는 역발상 아이디어로 무장한 가족 코미디입니다. 무거운 권력 대신 개인의 꿈을 선택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유쾌하면서도 쌉싸름한 여운을 남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L9VdAqmy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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