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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후기 (This Is Me, 휴잭맨, 뮤지컬영화)

by Film Index 2026. 2. 24.

 

"뮤지컬 영화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화려한 무대와 노래가 이어지면 스토리가 약해진다는 선입견이 있었죠. 하지만 <위대한 쇼맨>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시간 44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휴 잭맨이 만들어낸 진짜 쇼

일반적으로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는 무겁고 진지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위대한 쇼맨>은 달랐습니다. 가난한 양복 수선공의 아들에서 시작해 미국 최초의 쇼 비즈니스 제왕이 된 P.T. 바넘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팝 사운드로 풀어냈습니다.

휴 잭�an의 연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쇼였습니다. 어린 시절 신분 차이 때문에 체리티와 헤어져야 했던 장면부터, 성인이 되어 그녀를 찾아가 청혼하는 순간까지 모든 감정이 노래와 춤으로 표현됩니다. 특히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선박 등기부를 훔쳐 담보로 대출을 받아 박물관을 차리는 과정은 무모해 보이면서도 절실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박물관으로 뭘 한다는 거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바넘이 단원 모집 포스터를 붙이고 괴짜들이 사는 동네를 찾아다니며 수염 난 레이디, 난쟁이, 거구의 사람들을 섭외하는 장면부터 이야기는 속도를 냅니다. 세상이 외면한 사람들을 무대 위로 올린 첫 공연은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This Is Me가 전하는 메시지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낀 건 'This Is Me'라는 곡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뮤지컬 넘버는 스토리 전개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세상의 시선 때문에 숨어 지내던 서커스 단원들이 무대 위에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며 부르는 이 노래는, 저처럼 타인의 평가에 움츠러들었던 사람들에게 강력한 해방감을 줍니다.

저 역시 주변의 기대나 사회적 잣대에 맞추려고 애쓰다가 정작 제 본연의 모습을 외면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남들과 다르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컸죠. 하지만 영화 속 단원들이 겉모습으로 아무리 욕을 먹어도 "이게 바로 나야"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며, 나다움을 긍정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깨달았습니다.

바넘의 딸들이 발레 공연장에서 신분 차이로 무시당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상류층은 여전히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죠. 이 지점에서 바넘은 필립 칼라일이라는 상류층 파트너를 영입하게 되고, 영국 빅토리아 여왕 앞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습니다.

성공 뒤에 가려진 것들

제 경험상 성공 스토리를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주인공을 영웅처럼 그립니다. <위대한 쇼맨>도 표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바넘이라는 인물의 어두운 면도 보입니다.

영국 여왕 초대 공연에서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를 만난 바넘은 그녀와 미국 투어를 기획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넘은 점차 자신을 있게 해준 서커스 단원들을 부끄러워하기 시작합니다. 상류층 파티에 단원들이 찾아왔을 때 그들을 뒷문으로 돌려보내는 장면은 솔직히 불편했습니다. "성공했다고 저런 식으로 변하는구나" 싶었죠.

제니와의 투어는 대성공이었지만, 바넘은 가족과 단원들을 잃어갑니다. 투어 마지막 날 제니가 무대에서 갑자기 키스하는 장면이 신문에 실리면서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아내 체리티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고, 시위대가 박물관에 불을 지르면서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됩니다. 필립이 단원들을 구하다가 중상을 입는 장면은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영화가 실존 인물 바넘의 착취 논란이나 사기 행각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실제 역사를 찾아보니 바넘은 장애인과 유색인종을 전시하듯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거든요. 영화는 이런 부분을 완전히 생략하고 그를 꿈을 쫓는 낭만적인 모험가로만 그립니다.

다시 시작하는 진짜 쇼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주인공이 모든 걸 잃으면 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위대한 쇼맨>은 달랐습니다. 바넘이 술에 취해 있을 때 단원들이 찾아와 손을 내밀어줍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말과 함께요. 이 장면에서 제가 느낀 건 진짜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서로를 지지해주는 관계라는 것이었습니다.

바넘은 체리티를 찾아가 사과하고, 단원들과 함께 야외 서커스를 다시 시작합니다. 건물을 다시 지을 돈은 없었지만, 텐트 아래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이전보다 더 화려하고 진실했습니다. 바넘이 필립에게 단장 자리를 물려주고 가족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마지막 장면은, 그가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음을 보여줍니다.

정리하면, <위대한 쇼맨>은 시청각적 완성도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보며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메시지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각자의 삶이라는 무대에서 "이게 바로 나야"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높은 곳을 향한 집착보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이 제게는 강렬한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비록 화려한 무대 위에 서는 쇼맨은 아닐지라도, 일상 속에서 위축되었던 저에게 다시 열정의 불을 지펴준 영화였습니다. 뮤지컬 영화 추천을 고민 중이라면 주저 없이 이 작품을 권하고 싶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YGl8RGXM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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