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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 리뷰 (가족애, 원작 비교, 캐스팅)

by Film Index 2026. 2. 23.

 

솔직히 저는 좀비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피 튀기고 사람 물어뜯는 장면만 가득할 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죠. 그런데 <좀비딸>은 달랐습니다. 좀비가 된 딸을 죽이지 못하고 몰래 키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라니, 제목부터 이미 흔한 좀비물과는 다른 결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좀비 영화는 생존과 공포에 집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본 이 작품은 가족애라는 가장 따뜻한 감정을 중심에 둔 휴머니즘 드라마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부모의 진심

영화 속 아버지 정환은 좀비가 된 딸 수아를 세상으로부터 숨기며 필사적으로 지켜냅니다. 온 세상이 감염자를 처형하라고 외칠 때, 그는 호랑이 사육사 출신답게 딸을 '훈련'시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죠. 물지 않기 훈련, 사회성 기르기 같은 장면들은 코믹하면서도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깊이 공감했던 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이 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포기하셨는지, 어른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영화를 보며 문득 "세상이 너를 괴물이라 불러도 나는 네 편이야"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전해졌고, 그게 얼마나 큰 구원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서툴러도, 오직 사랑 하나로 버티는 부모의 모습은 슈퍼히어로보다 더 영웅적이었습니다.

원작의 매력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

누적 조회수 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개봉 전부터 캐스팅이 화제였습니다. 조정석, 조여정, 최윤영 등 배우진의 싱크로율은 이미 예고편 단계에서 극찬을 받았죠. 특히 고양이 애용이 역을 맡은 금동이는 CG가 아닌 실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는 후문이 있는데, 덕분에 당초 CG로 계획했던 장면 상당수가 실제 촬영로 대체됐다고 합니다.

다만 원작의 독특한 병맛 코드를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극의 몰입도가 높아질 만하면 등장하는 과도한 개그 설정이 작품의 비극적 정서를 희석시키는 느낌이었죠. 일반적으로 코믹과 감동의 조화가 잘 된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제 경험상 이 균형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 부녀를 돋보이게 하려는 장치로만 소비되면서, 갈등 해결이 지나치게 감성적 호소에 의존한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참신한 소재가 던지는 윤리적 질문

<좀비딸>의 진짜 힘은 '내 가족이 사회적 위협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감염자 원천 차단을 외치고, 은닉자는 중범죄자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한 아버지는 법과 세상을 등지면서까지 딸을 지킵니다. 이 설정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그리고 시스템이 무너진 자리에 남는 것은 결국 인간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제게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의 무게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거든요. 비록 저는 좀비를 키우는 극단적 상황에 처해본 적은 없지만, 나보다 소중한 존재를 위해 내 평온한 일상을 기꺼이 포기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냉정한 세상 속에서 '조건 없는 내 편'이 있다는 사실만큼 큰 위로가 또 있을까요.

결국 <좀비딸>은 좀비라는 자극적 소재를 빌려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역설적으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JJQOY597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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